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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회의소의 법제화” 왜 시급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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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채 한국농어촌복지포럼 공동대표 (국민농업포럼 정책위원장)

 

 

우리나라에 농업회의소를 처음으로 소개하고 농민단체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연구발표는 1991년 7월 농협중앙회가 주최한 “농민단체의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유럽농민단체의 활동현황”을 통해서이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농림부가 농림공무원교육원에서 가진 농정개발세미나에서 “농어민단체의 발전방향과 하노버주 농업회의소”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하여 농업회의소의 도입을 제안하게 되었다. 이후 농림부는 1998년 2월 농민들 스스로 설립할 것을 추진하여 농민단체대표들로 구성된 “범농업인 21C 농업개혁위원회”에서 농업회의소 설립을 추진하였으나 준비부족으로 무산되었다.

 

이후 농민단체들의 계속적인 요구로 2007년 대통령선거공약에 농업회의소 설립이 들어가고, 2010년부터 정부가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이제 7개 시군에 농업회의소를 만들었고 올해엔 한 개의 도와 4개의 시군이 시범사업지구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농업회의소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한지 34년이 지나갔다. 유럽의 농업회의소는 1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일본 농업회의소도 50여년이 넘었다. 그런데 우리는 도입논의와 시범사업으로만 30년이 넘은 것이다.

 

농업회의소 설립이 이렇게 느리게 가다가는 우리 농업의 위기탈출이 어려워지게 될 수도 있다. 농업회의소는 농민의 권익보장기구이면서 자치조직이므로 농민을 규합시키고 스스로 통제하며 이끌어갈 수 있는 헌법에 근거한 법적조직이다.

 

지금 우리 농업은 UR협상과 WTO규정 및 FTA협정으로 생산기반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다. 이 위기를 지혜롭게 탈출하려면 농민들이 뭉치고 농정당국과 짜고 치는 협치농정을 구현할 수 있어야한다.

 

예를 들어 특정 농산물의 가격조정을 위해 농업회의소가 그 농산물의 적정한 생산면적을 정하고 자치적으로 통제하게 된다면 이는 농민들이 먹고살기 위해 스스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WTO가 규제할 수 없다. 그러나 농림부가 이러한 일을 벌이게 되면 이는 WTO규정위반이며 벌칙이 주어지게 된다. 농업회의소가 농민들을 규합시켜 추진하는 대외적 정책이나 사업은 국제규정을 피해 갈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의 WTO시대를 돌파하기 위해서도 농업회의소는 긴요하다.

 

또한 농정당국의 역점사업인 6차산업도 농업회의소가 컨설팅을 맡아주어야 하고, 독일처럼 농산업체지정육성법을 만들어 지정된 농산업체는 끝까지 농업회의소의 컨설팅과 농림부의 지원 대상으로 산업자본이나 대기업들의 사냥감이 되지 않게 하는 것도 농업회의소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제 농민 수가 전체 국민의 5% 수준으로 떨어졌다. 농업생산액 비중도 3%이하로 떨어졌다. 농업정책의 우선 순위가 밀리고 농민단체들의 목소리는 무시당하고 있다. 이제 우리들의 제안을 법적기구인 농업회의소를 통해서 정식으로 제안하여 법에 의거한 정부의 대응을 요구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얻어낼 수가 없게 되었다. 농민단체는 아무리 많아도 임의단체이며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야할 정부의 의무는 없다. 그러나 농업회의소는 헌법이 보장하는 법적단체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결정된 제안은 정부가 반드시 정해진 기간 내에 답변하고 대응해 주어야 한다.

 

헌법 123조 5항에 “국가는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자조조직을 육성하여야 하며 그들의 자주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하여야 한다.” 고 국가적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 헌법이 만들어진 60여년전 상공인들은 이법에 근거하여 상공회의소 법을 만들었고 중소기업협동조합법도 만들었다. 그러나 농어민들에게 정부는 이 법을 숨겨온 셈이다.

 

농업회의소는 농어민의 대의기구이며 권익을 지킬 수 있는 정책참여기구이다. 농어민들이 자신들의 권익보장을 위해 정부의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정식 루트를 만드는 일이다. 농어민들이 나서지 않으면 또 농어업회의소의 법제화는 물 건너간다. 이번에 농림축산부가 어려운 결정을 내려 5개의 시범사업지구를 추가로 선정했고 지원이 될 것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어야 한다.

 

지금 시범사업으로 만들어진 7개의 시군농어업회의소도 근거법이 없어 활동에 제약을 받고 어려운 형편이다. 농업회의소법은 이미 국회의 여야에서 만들어져 통과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농어민 여러분의 성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농림당국의 확실한 의지와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농업을 지키고 국제화의 물결 속에 버티어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농업회의소의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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