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농업네트워크15호-칼럼] 농정의 새 틀을 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by 국민농업포럼 posted May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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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의 새 틀을 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현권 당선자님2.PNG                                                                  김현권 20대 국회 당선자 (국민농업포럼 회원)

 

 20대 국회에 농민대표 자격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로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300명 중에 유일한 농민입니다. 농업 현장에서 애 쓰시고 계신 농업인들과 오랜 세월을 한마음으로 살아오신 원로 분들의 공로를 제가 대신 받아 한편으론 송구하고 그만큼 어깨가 무겁습니다.

 

 농민 국회의원으로서 우리나라 농정의 새 틀을 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 두가지 정책의 변화로 농업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개방농정의 한계와 경쟁력 지상주의 사고를 극복하고, 우리 농업이 내부에서부터 튼튼히 다져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습니다.

 

 전 25년을 농사지으며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주로 사과농사를 지었고, 지금은 한우를 전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로 생산자 조직에 결합해 일해 왔으며, 생산자들과 함께 끊임없이 생산, 가공, 유통의 혁신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학습과 토론, 새로운 도전, 그리고 함께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쳐 본 경험이 우리 자신을 얼마나 변화시키는지를 잘 압니다. 저는 조직된 농민의 힘을 믿습니다. 공동 학습의 결과가 얼마나 힘 있는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압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농민을 믿지 않으며, 오히려 농민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정부는 농업개방에 저항하는 농민들을 무마하려고만 하고, 농민들이 조직화하는 것을 극도로 피해왔습니다. 정부는 정책사업을 진행하면서 농민들을 끊임없이 개별화하였으며, 농민은 농정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대상으로 머물러야 했습니다. 농민을 개별화하면 억대농부는 탄생할 수 있을지 몰라도 농업이 강해지지는 않습니다. 이는 전 세계 모든 농업선진국들의 사례가 입증합니다. 농업이 강한 나라는 모두 농민 조직이 강하고, 생산자 조직이 튼튼합니다. 농민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집행하고 책임집니다.

 

 저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이 인식을 바꾸고자 합니다. 생산자 조직부터 강화해야 합니다. 조직률을 높이고 스스로 책임성 있게 일하도록 지도자들을 양성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조금이 중요합니다. 현재 축산업계가 상대적으로 잘 조직되고 활동성 있게 일하는 것은 자조금이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친환경 농업부문에 처음으로 자조금이 도입됩니다. 앞으로 수도작, 과수, 원예 등 주요 작목들에도 확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조금의 운영에서 생산자 조직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유럽 등 농업선진국에서는 농업회의소를 통해 농정을 거버넌스 형태로 실현하고 있습니다. 농민이 직접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책임도 함께 질 때 진정으로 농민들을 위한 농정이 실현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농업회의소를 시범사업 형태로 하고 있지만 법적인 뒷받침이 없는 상황입니다. 농업회의소를 법제화하여 농민의 농정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현장에 필요한 정책이 수행되도록 해야 합니다. 조직된 농민의 힘에서 농업의 힘이 나온다는 전 세계 모든 농업 강국의 공통된 진리를 우리 농정에도 관철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농업 예산은 국가의 한정된 자원이며, 귀중한 재원입니다. 그런데 개방농정의 반대급부로, 반발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쓰인 측면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사업예산 위주로 편성되어 있으며, 공평성이 떨어지고 효용성도 낮습니다. 유럽 농업강국들처럼 우리도 중간 경로 없이 농민에게 직접 지급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농업이 기초부터 튼튼해지도록 해야 합니다. 예산의 증액 없이 지금 농업예산의 50%만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꿔도 농민 1인당 연간 300만원에 해당하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미 유럽은 농업예산의 70~80%를 직접 지급하고 있습니다. 중소농, 고령농, 신규로 진입하는 귀농인들이 가장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농촌 전체를 사람이 살만한 공간으로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현재 실시하는 직불제는 규모도 너무 적고 쌀에 편중되어 있으며(직불예산의 75%가 쌀에 연계) 목적도 가격을 지지하는 데 있습니다. 본래 직불제 목적은 가격 지지에 있지 않고, 농촌을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농업예산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현행 직불제를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협동조합을 생산자 조직의 경제사업체로 그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개혁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농촌의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역 내 소비의 확대와 계약재배의 점진적 증가의 길을 찾겠습니다. 농업이 강해지고 농촌이 따뜻해지는 나라, 그로인해 국가경제가 튼튼해지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이 모든 일이 보잘것없는 저의 힘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늘 찾아가고 청해 듣겠습니다.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마음을 모으는 일이 사실상 일의 거의 전부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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