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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가족농 육성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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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일 (사)농정연구센터 이사장 (국민농업포럼 고문)
 
 
한국 농업이 직면한 최대의 위기요인은 청년농업인의 소멸 우려다. 20~30대가 경영주인 청년농가수는 2000년의 약 9만 2,000호로부터 2017년의 약 9,000호로 90% 가량이 줄어들었으며, 그간의 신규유입률이 지속된다면 오는 2025년에는 4,000호를 밑돌 것으로 한 연구에서는 추정되고 있다. 또한 청년농업인수가 증가추세로 전환되려면 연간 약 2,000명 규모의 추가유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비교를 통해서 본 한국 농가경영주의 고령화 수준은 미국, 유럽연합(EU)은 물론 세계 최고령국가 일본보다도 월등히 높다. 경영주가 35세 미만인 농가수에 대비한 65세 이상 농가수의 배율이 미국 5.8, EU 5.2, 일본 89.3에 비해 한국은 140.1로 세계에 유례없는 초고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청년농업경영인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영농현장의 가족노동력이 크게 줄고 고용노동력의 비중이 매우 높아져 노동력수급 불안정과 경영비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분야 첨단기술의 농업접목 등 영농여건 변화에 대한 대응과 신기술 수용능력을 갖춘 청년층의 혁신 노력을 통한 농업발전의 잠재력 측면에서 심각한 제약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경영승계를 통한 농가 재생산의 가능성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청년 신규취농자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농업인력 유지가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2015년 현재 112만 농가 중 ‘영농승계자가 있다’고 답한 농가는 11만호로 그 비율은 9.8%에 불과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의 신규취농가구 약 1만 8,000호 중 귀농가구의 비중이 53.1%로 추정되며 그중 가구주가 30대 이하인 귀농가구의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사실은 청년 귀농가구의 동반이주 가구원수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많아 가구주와 가구원을 합친 귀농가구원의 연령분포에서는 30대 이하 연령집단의 비중이 25.7%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통계는 청년취농이 단지 농업노동력 공급 측면뿐 아니라 가족농의 창설을 통해 농촌지역사회 유지 발전에 불가결한 요소를 이룬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와 일본 등 선진국들이 청년농 육성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일정한 학력과 직업훈련, 관련 경험, 경영계획 인정, 경영기록 작성 등 자격요건을 갖춘 대상자에 대해 취농준비기와 취농초기 몇 년간 기본생활비 지급 또는 청년직불금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프랑스의 경우 1970년대에 전체 경영체의 10%에 불과했던 청년농 비중이 EU의 청년직불금과 청년농업인수당제도 운영 이후 2000년대에 와서는 20% 이상으로 크게 높아졌다. 일본의 아베 정부도 몇 년 전부터 연간 2만명 이상의 목표를 설정하고 준비기간 2년, 취농 이후 5년간의 기본생활비를 지원하는 청년농 유입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청년농의 영농규모와 조수익의 변화를 보면 영농 3년차를 지나면서 농가 평균 이상을 웃돌고 있어 취농준비기와 취농초기의 한시적 지원정책이 효과적으로 시행된다면 청년농 정착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며칠 전 열린 ‘청년 농업·농촌 정책파티’라는 토크쇼에서 서울 출신의 한 대졸여성 귀농인이 발표한 자본·기술·연고 등 ‘3무(無)청년’의 경험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들 3무 가운데 청년귀농인 본인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보다는 정책이나 지역공동체가 주선해주어야 할 과제가 더 많은 것이 우리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귀농청년에게 안정된 거주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한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노력, 20~30년간 장기저리 분할상환방식으로 농지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농지은행제도 등의 획기적 개선, 최근 착수되고 있는 기본생활비지원제도의 본격적 확대 정착 등으로 무자본청년들이 농업현장에서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영농기술과 경험의 습득을 위해서는 원래의 설립취지와는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는 농업계 대학이나 사회적 수요에 비해 학생수용능력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 한국농수산대학 이외에 다수의 청년 신규취농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지원프로그램이 새로이 도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의 적극적이며 창의적인 자조노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역 청년농업인 상호간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사회에 전달할 수 있는 가칭 청년농업회의소와 같은 조직의 구성 운영도 적극 검토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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